음주 상태로 사고를 내 상대가 다쳤다면 언제, 어떻게 합의를 꺼내야 할지부터 막막합니다. 음주 사고의 합의는 일반 교통사고와 달리 처벌을 지워 주는 장치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위험운전치상 변호사 상담에서 사고 직후부터 합의서를 받기까지 어떤 순서로 정리하는지 적었습니다.
합의를 해도 재판은 열릴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은 종합보험에 들었거나 피해자와 합의한 사고를 원칙적으로 재판에 넘기지 않도록 하면서, 음주운전 같은 예외를 따로 정해 두었습니다. 술을 마시고 낸 사고는 이 예외에 걸리기 때문에 합의서가 있어도 기소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합의가 쓸모없지는 않습니다. 다친 사람의 피해를 얼마나 회복했는지, 운전자가 얼마나 뉘우치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로 형을 정할 때 무게 있게 반영됩니다. 일반 교통사고에서 합의가 어떤 조건에서 처벌을 멈추게 하는지는 합의금과 처벌불원의 효력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먼저 할 일
가장 먼저 할 일은 다친 사람을 돕고 신고하는 것입니다. 놀라서 현장을 떠나 버리면 그 행동만으로 따로 책임을 지게 됩니다. 구급차가 왔는지, 상대가 어느 병원으로 갔는지도 확인해 두세요. 현장에서 경찰관이 묻는 말에는 기억나는 사실만 답하고, 짐작으로 덧붙이지 마세요.
이 단계에서 합의 이야기를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합의는 다친 사람의 상태가 어느 정도 정리된 뒤에 꺼내는 것이 보통입니다.
치료가 이어지는 동안의 연락
상대가 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보험 처리 상황과 치료 경과를 확인하는 데 집중하세요. 궁금하더라도 피해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거나 병원으로 찾아가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다친 사람에게는 사과보다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필요한 소식은 보험사 담당자에게 묻고, 사과와 합의 의사는 대리인을 거쳐 전하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상대가 먼저 연락해 오더라도 그 자리에서 금액을 정하지 말고, 받은 연락은 지우지 말고 남겨 두세요.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받을 때
합의가 이루어지면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함께 받습니다. 피해 보상에 관한 약속과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은 서로 다른 내용이라, 어느 한쪽이 빠지면 나중에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제출할 시점과 문구도 미리 검토해야 합니다.
금액은 피해 정도와 치료 기간, 과실의 비율, 보험으로 처리되는 범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해진 기준표가 있지 않아서, 보험 처리와 따로 협의하는 부분이 생깁니다.
합의 전에 챙겨 둘 기록
사고 일시와 장소, 보험 접수 번호, 담당 경찰관에게 받은 안내를 한곳에 모아 두세요. 피해자 쪽과 주고받은 연락이 있다면 날짜별로 캡처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누가 언제 무슨 말을 했는지가 남아 있어야 합의가 강요 없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치료비를 대신 냈거나 병원비 일부를 부담했다면 영수증도 버리지 마세요. 사고 뒤에 운전을 그만두거나 음주 습관을 고치려고 시작한 일이 있다면 그 기록도 상담에서 함께 확인합니다.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상대가 합의를 원하지 않으면 거기서 연락을 멈춰야 합니다. 그래도 피해 회복의 뜻을 보일 방법은 남아 있습니다. 형사공탁은 피해자가 합의에 응하지 않을 때 일정 금액을 맡겨 두는 제도이고, 반성문 같은 자료도 함께 준비할 수 있습니다.
사정이 바뀌면 나중에 다시 합의를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합의 없이 끝난 다른 사건의 결과가 이 사건의 결과를 알려 주지는 않습니다.